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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고> 제2의 말랄라를 염원한다(2017.09.27)

등록일2017.12.29 조회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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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2의 말랄라를 염원한다


최근 홍수 및 산사태 피해로 인한 시에라리온의 처참한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으로 국민 4000여 명을 잃은 시에라리온의 아픔이 재현된 듯하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에볼라 사태는 종식되었지만 시에라리온은 여전히 에볼라가 남기고 간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볼라로 부모를 잃고 남겨진 고아들, 극심한 빈곤과 같은 상황들은 쉽게 짐작해봄 직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시에라리온에는 조기 임신과 방임으로 인해 어려움에 놓인 여아들의 사례가 특히 급증하고 있다. 에볼라 사태 동안 국가 전체의 사회 시스템이 마비되었고 극심한 빈곤과 배고픔은 여자아이들을 조혼과 성매매로 내몰았다.


올해 초,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의 슬럼가에서 만난 14세 빈타(가명)는 2살배기 남자아이의 엄마이다. 에볼라로 부모를 잃고 친척들에 의해 모르는 남자에게 강제 조혼을 당했다. 무책임한 남편은 결혼 6개월 만에 집을 나갔고 빈타는 수도로 올라와 시장에서 상한 과일과 야채를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빈타에겐 돌아갈 학교도, 가족도 없다. 좁은 단칸방에서 그 어떤 도움과 지원도 없이 홀로 아이를 돌보고 있다. 에볼라는 빈타의 부모만 감염시킨 것이 아니라 빈타의 인생까지 병들게 만들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은 종식되었지만, 에볼라는 얼굴을 바꾼 채 여전히 아이들 앞에 있다.


이렇듯 재난 상황은 여자아이들에게 더 큰 위기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보통 가난한 나라에 닥친 재난 속에서 가장 큰 피해는 아동들과 여자들의 몫이라고 한다. 여아들은 여자로서 그리고 아동으로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재난 상황에서 여자아이들의 조혼율은 급증한다. 학업을 중단할 확률은 남자아이들보다 2.5배 높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상황에서 요르단 여아들의 조혼율은 20% 증가했고 자연재해가 빈번한 지역의 여아 조혼율은 유독 타 지역보다 높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인 네팔 대지진 때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영국 가디언은 3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신두팔촉 등 지방의 여아들이 도시 아이들보다 성매매 위험에 더욱 노출돼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러한 어려움에 놓인 여아들을 위해 케냐, 시에라리온, 방글라데시, 네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아동보호’ 및 ‘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동보호를 위한 지역 아동보호 메커니즘 구축, 교육 기회 제공, 여아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권리 교육 등을 통해 조혼, 강제 임신과 같은 악습을 막고 양질의 교육을 통해 아동이 자신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의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차별과 착취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여아의 권리를 보호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길고도 어려운 여정이다. 개인, 지역사회,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국제사회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을 통해 특히, 여아 보호를 위한 노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오는 10월11일 ‘세계 여아의 날’을 맞아 ‘말랄라 유사프자이’를 떠올려 본다. 탈레반의 여학생 교육 금지를 비판하다 총격테러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 고난을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으로 이겨내고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녀를 떠올리며 그래도 희망은 있음을 생각해본다. 멀고도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그 희망의 첫걸음이 우리의 관심임은 분명하다.


신유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해외사업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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