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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독자 ESSAY] 놀이가 삶이고 교육인 아이들에게 잘 놀았는지 묻자(2018.4.27)

등록일2018.05.17 조회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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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ESSAY] 놀이가 삶이고 교육인 아이들에게 잘 놀았는지 묻자


조윤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


"칼퇴(정시 퇴근) 하시길~" "즐거운 주말 보내셨어요" 우리는 언젠가부터 서로의 휴식과 여가에 대한 안부를 묻는다. 더 잘 놀기 위한 방법을 찾고 성공적인 놀이 경험을 나누기도 한다. 어른들이 쉼과 여가에 집중하는 것은 바쁘고 힘겨운 일상,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오늘의 행복과 즐거움이 각자의 삶에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이다. 서로 여가를 챙기고 잘 놀고 있는지 안부를 묻는 시대다.


하지만 우리는 더 필수적으로 '놀이 안부'를 챙겨야 할 사람들에게 제대로 안부를 묻고 있을까. 놀면서 자라고, 배우는 사람들. 놀이가 밥이고 놀이가 곧 삶인 사람들. 놀이를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사회관계를 배우고, 상상력과 자신감을 갖게 되는 사람들.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이들은 얼마나 잘 놀고 있을까. 2013년 보건복지부의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방과 후 친구들과 놀기를 원하는 어린이들은 48.7%이지만, 실제로 노는 아이들은 5.7%에 불과하다. 초등학생의 80%는 사교육을 받고, 초·중·고등학생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시간 미만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최근 한국 정부에 "어린이들의 여가 및 문화, 오락 활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한국 교육제도 내 극심한 경쟁과 사교육이 학생들을 심각하고 불균형한 스트레스에 노출시키고 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UN 아동권리 조약 중 '놀이권(The right of play)'은 모든 어린이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는 최근 어린이들의 놀이 시간과 장소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이들이 잘 놀기 위한 정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놀이 정책이다. 교육의 목적은 지식만이 아니라 균형 잡힌 결정을 할 능력, 비폭력적 방법으로 갈등을 해소할 능력, 바람직한 사회관계와 책임감을 키우는 것도 포함된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바로 놀이다. 학업 성취도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더불어 사는 능력과 행복지수는 최하위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정책이 바로 놀이 정책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최근 어린이들의 하소연을 들었다. "학교 끝나고 학원 가요. 시간이 없어서 저녁밥은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랑 주먹밥 먹어요. 친구들이랑 만나 얘기하고 놀고 싶어요." "중학생은 밤 11시, 고등학생은 새벽까지 학원에 묶여 있어요."


이제는 어린이들의 삶과 놀이를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어린이날(5월 5일)을 만든 방정환 선생은 제1회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고 했다. 멋진 장난감을 선물하고 놀이공원에 가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다 함께 궁리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 안부부터 묻자.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질문이다. 충분히, 잘, 자유롭게, 날마다 꼬박꼬박 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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